Skip to main content

스타트업에서 배운 15가지 지침

김욱영

모두가 제가 하는 일을 좋아한다면 제가 미래지향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저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에 미래지향적으로 행동하고자 지피터스(지니파이 주식회사) 에 첫 번째 직원으로 합류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꽤나 많은 좋고 나쁜 이야기와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선택이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지피터스에서 1년 간 일하는 동안 배우며 쌓아나간 15가지 지침입니다. 배운 점이 있을 때마다 적어왔고 매일 보고자 노력했습니다.

1. 다른 방향을 해석할 여지가 없게 대답하기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임을 회사에 처음 합류하고 느꼈습니다. 일상 대화는 상황과 맥락이 있어서 일부분 모호해도 괜찮지만 업무 메세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는 생각보다 비약된 부분이 많은 문장을 써왔고 이 과정에서 대화가 안되는 점이 마음을 괴롭게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지 않게 글을 쓸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생각 이상으로 중요했습니다. 저는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전달을 잘하기 위해 어려운 단어를 풀어쓰면서 쉽게 소통이 가능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보지 않아도 되는 메세지는 문서화하여 필요한 사람만 보게 했습니다. 예시를 사용하지 않고 대화하는 것이 소통을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 놀라게 만들기, 나의 생각에 나의 고민에 감탄하게 만들기

놀라게 만들기 — 는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애초에 놀랍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 부분에 대한 명쾌한 답은 아직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내가 하고 있는 것과 내가 고민하는 것들이 일반적으로 잘했다, 열심히 했다에서 끝나지 않게 하고자 집중합니다. 노력은 꼭 성과에 비례하지 않기에, 하는 것이 문제를 정확히 찔러서 큰 성과를 내고자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놀라게 만들기는 단순하면서도 기존과 궤도를 달리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단순하게 바라볼지, 어떻게 하면 기존과 궤도를 달리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치 연구를 하는 것 처럼요.

3.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짧은 메세지를 반복하여 전달하기

사람들은 잘 읽어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짧게 설명하고, 그 설명이 계속 반복되어야 하는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훝어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짧은 메세지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도 사람들은 생각 이상으로 잘 읽어보지 않습니다.

참고로 티아고 포르테는 자기 블로그를 구독한 사람들에게 강의 판매 한달 전부터 매주 블로그 글을, 마지막 주에는 매일 메세지를 보내며 설득합니다. 이렇게 짧고 강한 메세지를 반복하여 전달하는 것이 설득하는데 중요합니다. 설득하기 위해서는 글 하나에서도 메세지를 반복하고 시간 주기로도 반복해야 합니다.

4. 피드백은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서 어떻게 진행하고 있다, 피드백을 달라의 형식으로 진행하기

1일 2회 피드백 요청하기 만큼 저를 힘들게 했던 업무는 없었습니다. 업무 피드백 요청을 더 잘하기 위해서 친구 3명에게 피드백 요청을 시키고, 제가 피드백을 해주었다는 사실은 저와 같이 회사에 다니시는 분들도 모를겁니다.

피드백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고 이를 기반으로 더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함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브리핑하고, 스크럼하는 과정 없이도 서로의 업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주 목적입니다. 그렇게 될 때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감소한다는 환상적인 효과를 끌어냅니다.

피드백은 업무의 과정에 녹여져있어야 합니다. 답이 오기 까지 기다려서 업무를 지연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합니다. 1년 간 피드백을 파본 결과 업무 피드백의 형태는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서, 어떻게 진행하고 있다. 피드백을 달라’ 는 형식이 되어야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5. A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B하기 위함입니다.

생각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항상 고민해왔습니다. 피드백을 요청하면서도, 의견을 전달하면서도 막연하게 마음 한켠에는 상대방이 결정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라는 부분이 있었던 듯 합니다.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 피드백을 요청할 때, 여러 옵션 중에서 무엇이 더 좋을까요? 라고 요청하지 않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부분을 개선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었습니다.

    1. A를 하고자 하는데, B,C라는 옵션도 있습니다.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1. A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B하기 위함입니다.

업무에 적용해보면서 두 방법 중에는 2)의 방법이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옵션을 제시하며 피드백을 요청하다, ‘A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B하기 위함입니다.’ 로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6. 오래하면 잘한다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오래하면 잘한다 라는 문장만큼은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좋아하면 오래하고, 오래하면 잘해지는 것 같습니다.

7. 무조건 비교 분석하기, 했을 때와 안했을 때를 비교 분석하기

툴을 새롭게 도입하고자 할 때, 도입을 했을 때와 안했을 때를 비교해서 설명하는 것이 설득을 용이하게 합니다. 특히나 강의 자료에서 남들에게 이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 도구를 사용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비교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8. 사람들이 결제하기 전에는 제로 오버헤드 원칙으로 진행하기

제로 오버헤드 원칙은 1) 사용하는 모든 것은 부족함이 없어야 하고 2) 사용하지 않은 모든 것은 제거해야 한다는 C언어의 기본 원칙입니다. 이걸 프로덕트에서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모든 걸림돌을 제거해서 결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나의 상품을 구매 할 때, 다른 페이지 혹은 다른 대안 선택지를 보여주면서 넘어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페이지에서 결제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을 하기 전까지 중간 다리는 최대한 짧아야 합니다.

9. 어려운 용어 사용하지 않기,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용어 이용하기

스스로가 쉽다고 생각하는 용어도, 해당 업계에 없는 사람에게는 매우 어려운 단어일 수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용어를 이용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을 높일 수 있는 방법 같습니다. ‘크롤링’, ‘전처리’ 같은 단어도 어려운 용어라는 것을 늦게 깨달았습니다. 해당 업계를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야 전달이 잘 됩니다.

10. 글자수를 줄여야 이해가 잘된다

글자수를 줄여야 이해가 잘 됩니다. 그래서 강조하고자 하는 메세지(글)는 최대한 짧아야 하는데, 실제로 시도해보니 메세지를 다듬는 것으로 30%를, 글의 구조를 바꾸는 것으로 30%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4일 걸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글자수를 줄이면서 이해가 잘 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면 사용자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의 글쓰기의 본질이며 가장 고통스러운 지점이라고 느낍니다.

11. 권한을 뺏는건 만족도를 떨어트린다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주고 빼앗는 것은 만족도를 많이 떨어트립니다. 1) 매일 업데이트 되는 콘텐츠 1년 구독권보다는 2) 1년 간 업데이트 되는 콘텐츠 평생권이 더 좋습니다. 같은 혜택이라도 약간의 변화로 많은 차이를 줍니다. 사람들의 혜택을 주었다가 빼앗는 것이 아니라 혜택을 주는 것에서 끝나야 합니다. 사용자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혜택을 빼앗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을 매번 느낍니다.

12. 인터뷰를 할 때는 상황 묘사를 늘리기

고객 인터뷰의 핵심은 사용자의 행동과 의견을 구분해서 듣는 것 입니다. 이때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설명을 듣기 위해서 인터뷰를 할 때 상황 묘사를 부탁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할 때 어떻게 하는지 의자에 앉았을 때 부터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와 같이, 사용자에게 상황 묘사를 부탁하면서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끌어내는게 필요합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답변이 예측 가능해질 때 인터뷰를 종료하면 됩니다. 인터뷰의 핵심은 고객과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3. 다른 사람이 했던 것에서 시작하기

처음부터 잘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을 모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한 이유가 있고, 거기서 부터 빠르게 배워나가면서 모방할 수 없게 해야합니다. 모방에서 시작하고 모방할 수 없게 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을 깨닫는 것이 꽤나 늦었습니다. 모방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14. 모든 것을 다시 활용할 수 없다

엄청나게 어려운 일도 일을 마치고 다시 시도해보면 하기가 이전보다 쉽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레버리지 삼아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쉽습니다. 그런데 이때 이전에 했던 것을 온전히 다 활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덜어내고 새롭게 한 것이 훨씬 더 깔끔하고 좋기 때문입니다.

전부 쌓아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전 성공을 버려야할 때가 있습니다. 끈기보다는 끊기가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업무도 커리어도요.

15. 정답은 없다, 리스크 관리만 필요하다

인생의 정답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리스크 관리는 필요합니다. 감수해야하는 리스크를 나중에 겪는 것이 아니라 미리 생각해보면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매번 생각하지 못한 리스크나 뛰쳐나와 저를 괴롭게 합니다.)

정답이 없다는 사실, 이 사실이 꽤나 많은 위안을 줍니다. 이 사실이 제가 인생을 탐험하는데 있어서 북극성이 되는 것 같습니다.

1년 간 많이 배웠습니다!

👉 지피터스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