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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 이유

김욱영

학부 수준에서 가장 진보적인 학문을 뽑는다면 미학과 컴퓨터 공학이다. 두 학문의 본질은 정답이 없는 것을 시도해 나가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혼돈 가운데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규칙을 찾아야 한다.

여타의 학문은 지식의 경계에 도달했을 때여야 비로소 새로운 것을 개척할 수 있다. 그전까지는 알려져 있는 정답을 다시금 들어내거나 과거의 학자가 생각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을 인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그리고 그 인고의 과정 속에서 비로소 “어디서”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를 알아가게 된다.

이와 반대로 미학과 컴퓨터 공학은, 그가 아무것도 모를지라도 독창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 다른 학문이 좋은 시작에서부터 독창적인 결과를 얻는다면, 미학과 컴퓨터 공학은 “독창적인 시작”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해 보면서, 배운다는 점은 남이 이미 해본 것을 경험하고 이를 새롭게 시도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타인을 모방하면서 그의 세계를 추론하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다. 이것이 다른 학문과 가장 큰 차이다.

나는 미학과 컴퓨터 공학이라는 두 가지 갈림길에서 미학을 배우고 느끼는 것을 더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세계는 미학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미술과 희극에서 벗어나 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공유할 수 있는 현시대는 자신의 미학 세계를 알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반경에서 벗어나, 타인의 울타리 속으로 넘나들 수 있다.

이 미학을 타인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요소를 강조해야하는지와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이때야 비로소 다른 이의 입장에서 자신의 세계를 생각해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은 더 낮은 자세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이가,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적어도 어떠한 상황에 있어서는 낮은 위치에 있는 이가 더 많은 것을 안다. 세상을 우러러보면서 세상을 보는 입자감을 늘릴 수 있다.

“The person who says he knows what he thinks but cannot express it usually does not know what he thinks.”— Mortimer Adler

Mortimer Adler가 말했던 것처럼, 생각을 표출할 수 있을 만큼 단순화하고 외부로 공유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 때, 우리는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 세상을 보는 각자의 기준을 세워가는 것이다. Elon은 이를 First Principles — 첫번째 사고 원칙 — 이라 부른다.

적어도, 미학적이라고 하는 것은 쓸모없어 보이는 문제에 대하여 자꾸 회의하면서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 왜 그래야만 할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진취적이고 학습적이라기보다는 세상의 풍요로움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신의 독창적인 시각에서 세상을 설명하고 그것이 발전되어 세상을 보는 방법이 정립될 때, 미학적인 사람은 세상에 있는 대부분의 것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 수 있게 된다.